아동 성폭력 근절, 보다 근본적 대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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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10-30 19:04 조회95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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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대검찰청 형사정책단장 |
지난 달 29일 국회는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16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을 성폭행한 범죄자에게 일명 ‘화학적 거세’가 실시되게 된 것이다. 성폭력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결단으로 해석된다. 우리가 아동 상대 성범죄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들 범죄가 자라나는 새싹들의 영혼을 파괴하는 범죄(Soul Murder)라는 점이다. 아름답고 행복한 삶에 대한 꿈을 무참히 짓밟고 아이들을 평생동안 고통 속에 가두어 놓는 범죄가 바로 성범죄인 것이다. 아동 성범죄는 재범률이 매우 높아 기존 범죄자를 철저히 관리함으로써 재범을 상당부분 억제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선진 외국에서는 이러한 성범죄에 대한 역사적 경험을 통해 매우 강력한 처벌과 재발방지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두 차례의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무기징역에 처해 성범죄자를 사회에서 격리시키고, 캘리포니아 등 다수의 주(州)는 1996년부터 화학적 거세를, 텍사스 등 다수의 주(州)는 1997년부터 본인의 선택에 따라 외과적 거세까지 도입하였다. 외과적 거세는 독일,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선진국에서 오래 전부터 실시해 오고 있는 제도이다.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화학적 거세는 물론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성범죄 예방의 근원적 해답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성범죄자의 신병을 풀고 사회에 복귀시킨 후 약물을 투약하게 되므로 한계가 있다. 지난 20여년간 우리는 범죄자의 인권보장에 치중하여 형사사법체계를 혁명적으로 변화시켜 왔다. 그 결과 우리 사회의 범죄대응능력이 부지불식간에 현저히 저하되어 버렸다. 혜진·예슬양 사건, 조두순 사건을 거치면서 뒤늦게 성폭력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으나 역부족이었다. 성폭력 범죄의 법정형을 상향했고, 공소시효를 연장하였으며, 성폭력 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했고 신상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였다. 그러나 김길태, 김수철 사건 그리고 연이어 발생하는 아동 성폭력 사건을 막을 수는 없었다. 흉포한 범죄자들에게 우리의 형사사법시스템은 허점을 들어내고 있다. 극악무도한 아동 성범죄자는 구속 수사·재판이 이루어지도록 실무운영을 하고,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높다는 점을 고려해 보안처분을 강화하여 이들을 우리 아이들로부터 격리시킬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제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인 우리 아이들의 인권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되었다.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알지 못해요, 지금도 밤마다 그 짐승같은 놈이 칼을 들고 쫓아 오는 악몽을 꾸고 있어요, 어린 제 딸이 무슨 죄가 있나요” 라는 어느 피해아동 어머니의 절규를 흘려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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